북방한계선
양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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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한계선
-양은숙
계절이 없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 날 선 침묵이 있다
위장한 맹금류가 점령군처럼 배회한다
곧잘 쪼개지는 숲
그것이 하나하나 생사람을 삼킨다
한계선에 삭제당하는 계절들의 날 선 침묵
작은 봄은 종종종 옆길로 새고
들이닥친 여름은 반쯤 미친 우레를 졸지에 살포한다
누구 편인가,
거기서 죽은 사람들
텅 빈 양팔, 빈 소매를 내두르며 흔들흔들 모인다
어깨를 겯고, 우우좌좌 폭설처럼 몰려다닌다
좌도 우도 아닌, 북도 남도 아닌,
이 불온한 NLL에서
퍼런 혼불들 밤마다 미친 발광으로 산화한대도
소리 없이 아기처럼 걸어오는 계절도 없는데
가히 국경은 개뿔
누구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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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숙 Yang Eun-Sook
시집 《달은 매일 다른 길을 걷는다》, 한국작가회의 평화인권위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