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을 거닐던 바람이 천수천안 꽃종을 보랏빛으로 울리다

김여옥 1127

청보리밭을 거닐던 바람이 천수천안 꽃종을 보랏빛으로 울리다

김 여 옥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결코 뒤돌아가지 않겠습니다*

 

북과 남은 갈라져 살 수 없는 혈육입니다

오늘 내가 다녀간 이 길로

북과 남의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고

우리가 지금 서있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역사 하나의 문화를 가진 북과 남은

본래대로 하나가 되어

민족 만대에 끝없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간단히 넘어갔다

간단히 넘어왔다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발원한 뜨거운 눈물이

삼팔선 아래 갇혀있던 빙하를 녹이고

백두대간의 상처난 등허리를 쓰다듬으며

백두 천지로 한라 백록으로 솟구쳐 흐른다

 

청보리밭을 닐며닐며

바람이 불어온다

봉황이 오동나무 위에서

날개를 활짝 폈다

오동꽃 천수천안千手千眼 꽃종들이

온 누리를 보라성음聖音으로 어루만진다

 

*2018.4.27.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후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문 중

**2018.4.27.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후 김정은 국방위원장 기자회견문 중